한줌 흙 돌아가는 길 산골장으로 하세요
자연 친화형 대안… 2년새 3배 급증묘지 고갈 부산시 납골당도 내년이면 '만장'
2006/06/22 010면 11:37:39
부산시시설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영락공원의 산골 시설 영락정에서는 요즘 하루 서너 건의
산골장이 이뤄지고 있다. 유족들은 공원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팔각 정자 영락정에서 고인의
영정과 유골을 제단 위에 모셔놓고 마지막 분향을 한 뒤 유골 투입구에 유골을 모신다.
명절이나 기일에는 이곳을 찾아 고인을 기린다.
산골장은 화장한 유골을 강이나 산,바다 등에 뿌리는 장례 방법. 영락공원은 지난 2004년
12월 국토 잠식이나 사회비용 증가에 대한 대안으로 산골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인을 추모할
수 있는 무료 산골시설 영락정을 만들었다.
산골장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수목장 대신 정자 형태의 영락정을 지은 건 영락공원이
회동수원지 인근에 있어서 유골을 나무 아래 묻거나 야산에 뿌리는 행위가 법으로 금지돼있기
때문이다.
별도 시설이 없었던 합동유골처리장 당시 하루 1.2건에 불과하던 산골 건수는 영락정이
만들어진 뒤 지난해 하루 평균 2.5건으로 늘었으며 올해는 5월 말 기준으로 하루 평균 3.4
건까지 늘어났다.
지난해 총 화장 건수 1만4천896건 가운데 903건으로 6%에 불과했던 산골 비율도 올해 들어
지난 5월 말까지 6천921건 가운데 517건으로 7.5%까지 높아졌다. 한 달로 보면 지난해는 평균
75건이었으나 올해는 103건으로 늘었다.
영락공원 측은 영락정 운영 초반 산골에 대한 선입견을 걷어내고 산골을 활성화하기 위해
고인의 영정과 추모글이 들어간 제사용 위패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앞으로는 정자
뒤쪽 벽면에 고인의 이름과 생년을 새기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장례 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옮아간 것처럼 화장 유골에 대한 인식
또한 납골에서 산골로 자연스럽게 바뀌어가고 있는 것 같다"며 "부산은 특히 화장률이 전국
최고로 80%에 육박하고 내년 10월이면 납골시설이 만장되기 때문에 산골이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산골장은 스위스와 독일,영국 등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장례 문화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2004 년 고려대 김장수 교수의 수목장으로 수목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서울시도 산골
공원 '추모의 숲'을 운영하고 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산골장,수목장 등 자연친화적 자연장 제도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지난 4월 시설의 규모나 위치 등을 지정한 장사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최혜규기자 iwill@busanilbo.com
■ 영락공원 산골시설(영락정) 이용현황
2005년 2006년 (5월말까지)
산골/화장(건) 903/14,896 517/6,921
〃 (%) 6 7.5
하루평균(건) 2.5 3.4
월 평균 (건) 75 103
■ 첨부파일. 부산일보 2006. 6.22. PDP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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