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원묘지마다 조화 몸살 >
- 추석 때 사용후 방치, 곳곳에 버려져
- 부산 영락공원 처리비용 연 4000만원
- 추석 연휴가 할퀴고 간 '상처'로 공원묘지가 몸살을 앓고 있다. -
지난 추석 연휴 기간 4만여명의 성묘객들이 찾은 부산 금정구 청룡동 영락공원 성묘객들은
지난 설에 꽂아둔 조화를 빼내고 새 조화로 조상의 묘소를 단장했다. 이때부터 깔끔하게
정리된 묘소를 보고 흐뭇해 하는 성묘객들과는 달리 공원측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성묘객들이 버리고 간 조화 처리때문이다.
취재진이 영락공원을 찾은 22일 오전 10시. 연휴가 끝난 지 3일이 지났지만 여전히 묘소
길목에는 버려진 조화들로 넘쳐났다.
부산 영락공원측에 따르면 추석 연휴 3일 동안 버려진 조화를 수거하기 위해서는 4t트럭
20대가 필요하다. 그 비용또한 700만원에 달한다. 1년으로 보면 총 4000여만원의 처리
비용이 들고 있다.
경남 진해 천자봉공원묘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버려진 조화들을 수거하기 위해 구입해야
하는 100ℓ짜리 마대의 양도 900장이나 된다. 경남 김해 낙원공원묘지 역시 버려진 조화가
너무 많아 네차례에 걸쳐 수거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부산·경남지역 공원묘지는 버려진 조화를 처리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적·
경제적·인적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한 공원 관계자는 "무엇보다도 조화는 재활용이나
분리 수거가 불가능해 환경오염 문제도 동반한다"며 "자연스레 말라 썩는 생화를 이용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락공원에서 만난 성묘객 이정석(54)씨는 "1년에 2~3번 정도 부모님 묘소를
찾는데 남들처럼 조화를 가져와묘소를 장식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며 "생화를 가져와 썩어
없어지면 찾아오는 자식도 없는 묘소처럼 보인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영락공원 관계자는 "성묘객들에게 무턱대고 조화 반입을 자제해 달라고 부탁
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며 "지난 7월18일 개량 근조화 전시회에서 선보인 10여종의 근조
화처럼 일반조화의 경우도 개량해 재활용이 가능한 것들로 제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게다"고
말했다. 송진영기자 roll66@kookje.co.kr
첨부파일. 국제신문 PDP 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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