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2006년 09월 29일(금) 오전 08:52
'벌초대행'에서 '인터넷 성묘'까지 "추석이 바뀐다"
벌초로 시작해 차례상을 차리고 성묘를 다녀온 뒤 가족친지가 모여 서로 인사를 나누는 전
통적인 추석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벌초와 차례상 대행에 이어 이제는 인터넷 성묘
까지 등장했다.
추석을 앞두고 친지들이 한데 모여 벌초를 벌였던 조상묘는 이제 벌초 대행업자들의 사업장이 됐다.
올들어 부산경남 지역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벌초대행업을 시작한 한 소규모 업체는 주문이
밀리자 제대로 광고를 못한 것을 후회할 정도다. 이 업체 관계자는 "올해가 처음이라 인터넷
카페만으로 홍보했는데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며 "좀 더 제대로 광고했으면 사업이 더 잘 됐을 것"
이라고 말했다. 다른 민간업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벌초대행 의뢰가 조금씩 줄고 있다는
산림조합의 경우도 여전히 일손이 달리기는 마찬가지.
김해 산림조합의 경우는 올 추석 벌초대행 주문을 150여건 받았지만 아직 100여건 정도만
벌초를 끝낸 상태라 추석 전에 일을 마치기 위해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
그런가 하면 부산 해운대구의 한 차례상 대행업체는 추석을 일주일 넘게 앞둔 지난 26일에
이미 미리 정해놓은 주문량 500세트를 초과하는 바람에 더 이상 예약을 받지 않고 음식장만에만
전력을 쏟고 있는 상태다.
하루 이틀 전에 음식을 장만해야하는 차례상의 특수성때문에 "주문을 더 받고 싶어도 못받는"
상황이라고 업체 관계자는 귀뜸했다. 최근에는 인터넷 쇼핑몰까지 15만원대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차례상 상품을 내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이제는 인터넷 성묘까지 등장했다. 부산 영락공원은 사이버 조문실인 '추모의 방'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 분양된 사이버 조문실은 모두 2천여 개. 아직은 많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접속량도 늘어나고 사이버 조문실의 분양문의도 증가추세에 있다.
영락공원 관계자는 "문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아예 못오시는 분들을 중심으로 조문실
분양문의가 늘어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또 성묘를 마친 뒤에는 가족단위로 뿔뿔이
여행을 떠나는 것이 대세가 됐다.
추석 휴일기간 동안 부산 김해공항에서 중국과 일본 등지로 가는 국제선 노선은 추석 일주일
전에 표가 동이 났고, 동남아 등지도 평균 80%가량 표가 팔린 상태다. 부산지역 특급호텔들도
예년에 비해 많게는 30%까지 예약률이 늘어나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이들 호텔들은 아예
10~20만원 대의 추석 패키지 상품까지 내놓고 판촉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벌초와 차례상 대행,
인터넷 성묘에 가족단위 여행까지, 전통적인 추석의 모습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부산CBS 장규석 기자 haho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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